♣꽃 향기=Photo

★잔설 같은 흰 싸리꽃 그 무덤속에...

운솔 2003. 5. 14. 22:32

    천년 전쯤 만나 천만 번쯤 사랑한 내 연인 죽은 그녀가 세수를 한다

    오래 전 어느 새벽빛 속에서

    이슬방울 털어 말갛게 두 눈을 씻은 그 개숫물을 내가 들이켠다

    그녀가 흰 싸리꽃 무덤 속에 들어가 누울 때 내 잠 위로 돋아나던 먼 별들의 씨앗

    뒤란의 우물 속에서 이름을 여윈 별자리들이 흘러 넘치고
    떨어지는 유성 꼬리마다 촘촘히 피어나던 싸리꽃들
    아리따운 내 연인은 유성폭우 오시는 날...생략..

    - 김선우 시 「유성폭우 오시는 날」

    ★조팝나무 - 박상진 교수의 나무 이야기...

    한창 꽃이 피어 있을 때는 좁쌀로 지은 조밥을 흩뜨러 놓은 것 같다 하여
    '조밥나무'로 불리다가 조팝나무로 된 것이다.

    늦은 봄 잎이 피기 조금 전이나 잎과 거의 같이 굵은 콩알만한 크기의 새하얀 꽃들이
    마치 흰 눈 가루를 뿌려 놓은 것처럼 수백 수천 개가 무리 지어 핀다.

     

    하나 하나를 떼어놓고 보면
    작은 꽃이 아니련만 무리를 이루므 로 좁쌀 밥알에 비유될 만큼 꽃이 작아 보인다.

    흰빛이 너무 눈부셔 언뜻 보면 때늦게 남아있는 잔설(殘雪)을 보는 듯도 하다.

    고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