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넝쿨장미(들장미)의 계절 ...

장미와 가시 / 김승희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의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꽃이 피어난다 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 해도

장미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요.

 

눈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가시투성이를 지나 장미꽃을 기다렸네.

 

그의 몸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 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한 송이의 장미꽃도 보지 못하였네.

 

그러니, 그대 , 이제 말해주오.

삶은 가시장미인가 장미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인가를...

 

 

 

 

 

 

 

 

 

 

 

 

아름다운 여자에게는 가시가 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

왜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는 것일까?

 

그리스 신화에서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어느 날 큐피드가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키스를 하려는 순간

벌이 나와 큐피드의 입술을 쏘아 버렸다.

 

이에 화가 난 큐피드의 어머니인 비너스는

많은 벌들의 침을 장미 줄기에 붙여 버렸는데,

이것이 장미 가시로 되었다고 한다.

 

형태학적으로는 해충이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와

꽃에 피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 방어책이다.

 

여하튼 장미꽃을 선물할 때는

꼭 가시를 제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모처럼 장미꽃을 선물했는데

상대방이 가시에 찔러 아픔을 간직하는 것은

좋기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