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어느날 / 목필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 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손녀딸이랑 집에서 가까운
안성목장 초록빛밀밭의
오솔길을 함께 걸어본다
4살짜리 아이는 소풍가는 걸 좋아한다
.
칼퀴나물꽃
우리손녀 꽃반지
.
.
..
.
5월 / 안재동
5월엔, 왠지 집 대문 열리듯
뭔가가 확 열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곳으로
희망이랄까 생명의 기운 이랄까
아무튼 느낌 좋은 그 뭔가가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기분이 든다
5월엔, 하늘도 왕창 열려
겨울 함박눈처럼
만복이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 든다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5월엔, 아기 손처럼 귀엽고 보드라운
막 자라나는 메타세쿼이아의 잎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만져보노라면
오랫동안 마음속에 응결되어 있던
피멍 하나 터져
그곳에서 새순이라도 쑤욱 돋아나는
느낌이 든다
5월엔,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여전히 그때의 그 싱그러운
당신의 얼굴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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