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산문,Photo

마음의 길 -

by 운솔 2012. 3. 10.

-마음의 길-

 

마음에도 길이 있어 아득하게 멀거나

좁을 대로 좁아져 숨가쁜 모양이다.

 

그 길 끊어진 자리에 절벽 있어

가다가 뛰어내리고 싶을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문이 있어 열리거나 닫히거나

더러는 비틀릴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항아리 있어

그 안에 누군가를 담아두고

오래오래 익혀 먹고 싶은 모양이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가

달그락달그락 설거지하고 있는 저녁

일어서지 못한 몸이 따라 문밖을 나서는데

 

마음에도 길이 있어 갈 수 없는 곳과,

가고는 오지 않는 곳으로 나뉘는 모양이다.

 

(김재진·시인, 1955-) 사진/전주에서 고은솔

 

'♣詩 ,산문,Ph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빛 그리움 -  (0) 2012.05.10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0) 2012.05.02
자연이 들려주는 말--  (0) 2012.03.07
다시 겨울 아침에 --이해인  (0) 2012.02.06
가을 편지 -이해인  (0) 2011.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