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과 거울
가난한 농부가 그 마을에서
학식과 덕망이 높기로 소문이 나있는 선비를 찾아갔다.
"선비님, 부탁이 있어서 찾아 왔습니다.
선비님의 지혜와 덕으로 제 어려움을 해결해 주십시오.
제게는 오랫동안 사귀어온
절친한 친구가 한 사람 있습니다.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함께 먹고,
함께 산도 오르며 무엇이든 함께 동고동락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장사로 돈을 번 뒤
아주 다른사람으로 싹 변해 버렸습니다.
이제는 길에서 만나도 아는 척도 하지 않습니다.
아니 인사는 커녕 저를 전혀 모른다는 듯
그냥 지나쳐 버린답니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선비는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있더니
나즈막하게 말을 꺼냈다.
"이쪽으로 와서 창을 내다 보게나. 무엇이 보이는가?"
"산이 보입니다. 집들도 보이구요.
빨래하는 아낙들과, 논길을 거니는 노인도 보입니다.
갓을 쓴 선비 한 분이 이쪽으로 걸어 오고 있습니다."
농부가 대답했다.
"그런가, 그럼 이번에는 이리로 와서 거울을 보게나.
무엇이 보이는가?"
"저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농부가 대답했다.
"그런걸세. 인간은 돈을 갖고 있지 않을 때에는
자네가 창문에서 본 것처럼 무엇이든 볼 수 있지.
그러나 재물이 조금 생기면
유리 뒤에 종이를 발라 놓은 것처럼
자기 자신 밖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되고 만다네."
사람은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중에
자신을 잃어 버리곤 한다. '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하다 보니
사람들이 본래의 자신을 잃어 버리고
부초처럼 떠돌고 있는것은 아닌지 ....
-좋은책 속에서 ..-
|
'♣詩 ,산문,Ph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담이 통하는 사이.... (0) | 2007.04.04 |
---|---|
♣이 마음이 어디서 왔나? (0) | 2007.02.15 |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0) | 2006.12.25 |
♣보이지 않는 소중한 사랑中에서.. (0) | 2006.12.19 |
♣청춘이란... .. (0) | 2006.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