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포 앞바다 /김용택
사랑도 이만큼 붉으면 지리 선운사에 가서
동백꽃을 보고 온 사람아
그대가 그리워서 견딜 수 없을 때
붉게 터지는 것이 선운사 동백꽃이냐
그대가 보고 싶어 참다가 참다가 참을 수 없어서
뚝 떨어지는 것이 선운사의 동백꽃이더냐
변산 반도를 다 돌아다니다가 고사포 앞 바다
하얀 모래밭으로 달려와서
소리도 없이 잦아지는 파도야
수평선 끝에서 지금 떨어지는 붉은 저것이
시방 네 몸이냐 내 몸이냐 선운사의 동백꽃이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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