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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문,Photo

자작나무 숲속의 황금빛 노래를 찾아서...

by 운솔 2012. 11. 12.

자작나무 숲속의 황금빛 노래를 찾아서...

홀로 가을숲으로 와서 걷는다.

 

세상의 말들은 비수가 꽃혀 있으나

숲속의 말들은 향기로워 좋구나.

 

머지않아 삭풍의 계절이 닥쳐올 듯

모두 채비를 서두르는 시간이다.

 

단풍은 퇴색하고 물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차마 드러내지 못한 심중의 말들이

마지막으로 쏟아내는 서러움과 같다.

 

 

그 빛깔이 저리도 찬란하고 애달픈 것은

부여잡은 손길의 정념같은 것이려니

가을숲은 헤어지는 사람들의 밀회처럼 연모가 가득하다.

 

 

 

아무도 모르게 무성한 노래를 품고사는 이여

가을숲에 들어 홀로 옛 노래를 듣나니

그대에게 불러줄 나의 노래가 있다면

10월 자작나무 숲속에서 퍼지는

황금빛 노래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노래였으면 좋겠구나.

 

 

 

봄날의 설레임으로 내곁에 일렁이던

그런 사랑 노래였으면 좋겠구나.

 

(글 무심재 여행클럽에서..)

 

 

자작나무 / 도종환

 

자작나무처럼 나도 추운 데서 자랐다

자작나무처럼 나도 맑지만 창백한 모습이었다

 

자작나무처럼 나도 꽃은 제대로 피우지 못하면서

꿈의 키만 높게 키웠다

 

내가 자라던 곳에는 어려서부터 바람이 차게 불고

나이 들어서도 눈보라 심했다

그러나 눈보라 북서풍 아니었다면

곧고 맑은 나무로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몸짓 지니지 못했을 것이다

외롭고 깊은 곳에 살면서도

혼자 있을 때보다 숲이 되어 있을 때

더 아름다운 나무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사진 운솔 -자작나무 인제 수산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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