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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일상

★새벽여행 -황청원 시인과의 만남

by 운솔 2005. 8. 21.

웃는 돌 공연장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반대편 쪽에 있는 연극 연출가 김아라 씨의 극단

‘무천 야외극장도 구경하고 근처 용설 저수지를 따라 한 바퀴를 드라이브도 했다.

저수지 주변에는 아름다운 전원주택들이 많았는데 예술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며

지나가던 우체부 아저씨가 얘길 했다.

 

난 사진을 찍는다고 잠시 차에서 내려 걸어서 가는데 남편이 혼자 백미러를 보며

천천히 차 몰고 가다가 그만 앞바퀴가 풀숲으로 가려진 길 옆의 맨홀에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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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범퍼도 돌에 부딪쳐 푹 찌그러졌다. 남편한테 어딜보고 운전을 했길래

차가 빠지냐고 잔소리를 해댔더니 오히려 남편은 내가 빨리 안 와서 보느라고 빠졌다고 .화를 냈다.

보험회사로 연락해 견인차를 불렀다.

차가 빠진 곳 바로 옆에는 아담한 전원주택이 있었는데 견인차를 기다리는 동안

대문 너머로 흴끔 거리며 집 구경을 했다. 조금 있으니 반바지 차림의 어떤 남자가

대문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묻더니 "차가 맨홀에 빠지셨네요" 하면서

지나가던 차들이 가끔 이렇게 잘 빠진다고 했다.

 

운전 잘못도 있지만 길도 문제가 있는 곳이었다.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얼굴이었는데 아픈 사람처럼 모습이 좀 핼쑥해 보였다.

예전에 방송을 통해 몇 번 보았던 기억이 나서 "혹시 황청원 시인님 아니세요"? .했더니

빙긋이 웃으셨다. 물론 남편은 그분이 누군지 알지도 못했다.

 

우리는 한적한 곳에 드라이브하다 들킨 불륜의 연인들도 아닌데 ...

앞에는 러브호텔도 있었으니 .. 괜히 이상한 시선으로 볼까 봐 부부가 함께 다니며

취미로 사진을 찍는다고 황청원 님 앞에서 굳이 강조를 했다 .. ㅎㅎㅎ

 

잠시 후에 견인차가 와서 차를 들어 올려서 뺐다. 앞 범퍼가 많이 찌그러졌다.

황청원 시인님은 조용한 곳에 살며 사람이 그리웠는지 ..

함께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우리 부부를 보고 좋은 취미를 가져 부럽다며

믿음이 갔는지 처음 본 우리 부부에게 이것도 인연이니

잠시 집안으로 들어와서 구경도 하고 쉬어가라고 했다.

 
 
 

대문 앞에 들어서니 아담한 집과 깨끗하게 정돈된 잔디마당 오른쪽 마당 한켠 텃밭에는

고추,가지,토마토,참깨등 .이것저것 골고루 많이 심어 놓은 것이 풍성하게

잘 자라고 있는 걸 보니 주인의 부지런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산지가 15년이라고 했다. 처음에 집을 짓고 살 때는

주변에 집도 별로 없었고 비포장 도로였다고 했다.

 

불교방송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15년 넘게 방송을 하다 요즘은 죽산 이곳

집에서 쉬며 조용히 글을 쓴다고 한다 사랑채 마루에 걸터앉으니

뒤에는 산이 보이고 앞에는 호수가 보이고 상큼한 바람이 솔솔

저절로 좋은 생각과 글이 나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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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한켠에 잘 정돈된 농기구와 연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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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리의 진돗개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중 한 마리...

각자 개집에 이름표를 달아주었는데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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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가래 - 생이가래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도 많을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토종 수생식물이라 교과서에도 나온다고 돌아올 때 만난 기념으로

귀한 생이가래를 비닐봉지에 담아줘서 집에 와서 잘 키우고 있다

 

우리가 사진에 관심이 많은 걸 알고 얼마 전 박상훈-황청원 시인과 사진가가

함께 출간한 사진 산문집 새벽 여행이란 책을 소개해주셨다.

새벽을 소재로 찍은 사진은 모두가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 모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상명대학교 디자인 대학원에서도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한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오슬로 영구보존용 인물사진 촬영도

박상훈 님이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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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청원시인은 -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를 졸업했다.

1977년 현대문학에 시가 추천되어 시인이 되었다.

화엄사에 입산하여 법주사, 경국사 등지에서 오랫동안 수행한 적도 있다.

 

시집「3인 시집 귀향」「우리나라 새벽안개」

「다시 흰 감자꽃 피어도 고향에 갈 수 없겠지 그대는」

「떠돌이 별로 떠서」 「바람 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없음은 내 안에 그대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시모음집「우리가 혼자였다면 얼마나 외로웠을까」,

산문집「칡꽃향기 너에게 주리라」「그대는 내 잠 속으로 와서」

「돌아오지 않는 이를 위하여」

「누군가 사랑하고 싶을 때 길을 떠나라」 「마음으로 부르는 이름 하나」

「언제나 너의 이름은 따뜻하다」

「혼자 살기엔 너무 쓸쓸한 세상」을 펴냈다.

 

새벽 여행 사진 산문집은 글과 사진이 다 너무 좋아

집에 돌아와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값 135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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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잠화 피는 마당 / 황청원 김혜정부부 이야기 -

 

처녀인 불이가 경국사에 아름답게 핀 옥잠화를 보고 스님에게 말했다

"스님, 저희집 지으면 옥잠화 심어 주세요."

스님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예."

불이는 세상과 하나 되어 살라는 뜻으로 남편이 지어 준 김혜정 씨의 이름이고,

스님은 환속해서 시인이 된 불이의 남편 황청원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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