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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일상

★사랑과 ...바람 . ....

by 운솔 2005. 10. 19.

  
    어제는 머리를 자르려고 내가 늘 다니던 아파트 상가에 있는 미용실엘 갔다. 어깨밑까지 좀 길러보고 싶지만 내 얼굴이 작아 그런가 나이가 들어 그런가 머리가 좀 길면 오히려 더 추리하게 보여 늘 지금같은 컷트 스타일만 하게된다. 하얀 이슬 내리듯 점점 솔솔 솟아오르는 흰머리 세월은 내게도 비껴가지 않는걸 실감하며 갈색으로 머리 염색도 했다. 대부분 여자들은 머리모양에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 미용실을 단골로 정해두고 다니게 된다. 나도 이곳에 이사와서 5년째 같은 미용실을 다니는데 주인은 4번이나 바뀌었다. 그래도 다른곳에 가지않고 주인이 바뀌어도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또 다른곳을 찾아 단골을 정하는게 번거롭고 어색해서 그냥 이곳에서만 계속 머리를 했는데 지금의 미용실 원장이 한지는 2년쯤 된것 같다. 30대 후반의 원장은 여자가 봐도 날씬하고 이쁘고 세련되게 보이는 여자인데 머리도 마음에 들게 잘 해주었다.. 그런데 어제 내 머리를 자르면서 하는 말이 "언니 ?" "나 이달 말까지만 하고 미용실 그만 둘거예요 .." "몸도 아프고 어깨도 너무 아파서 좀 쉬려고 해요 ..." "아니 이게 무슨 소리 ~ "진짜 아파서 그만두는 거야 ? "아니면 다른곳에 가서 하려고 그래요? 내가 당황해서 물었다 오래 단골로 다니다 보면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알아서 자르고 퍼머를 해주기 때문에 편했는데 이제 생각지도 않게 또 머리하는 일의 고민이 생긴셈이다.
    미용실 원장은 잠시 한숨을 내시더니 미용실을 그만두게 되는 진짜 이유를 내게 털어놓았다. 남편이 바람이 나서 얼마전 이혼을 했다는 것이다. 자기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미용실에서 돈번다고 제때 밥도 못먹고 허리 어깨 아파하며 힘들게 고생하면서 살았는데 남편은 돈도 제대로 벌지도 못하면서 바람까지 피웠다고 그 배신감을 생각만 해도 기가 막히고 화가 난다는 것이었다. 29살 먹은 처녀와 바람이 났는데 그 처녀가 임신을 했다는 것이다. 더 기가 막힌건 그동안 그 여자한테 빠져서 미용실 원장의 패물을 몰래 그 여자에게 다 갖다 주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더 이상 남편을 용서할수도 없고 보는것도 싫어 이혼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런 잘못을 하고도 이혼을 못하겠다는 남편 결국 이 여자는 소송을 해서 이혼을 했다고 했다 그 남편의 마음은 알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엔 능력도 있고 이쁘고 상냥해 보이는 여자인데 그런 마누라를 두고 왜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을까 .... 23살때 동갑내기로 만나 결혼해서 남매를 두고 행복했던 가정이었다는데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 ..남편만의 잘못일까 ...
    여자의 책임은 없는걸까 .. 물론 남, 여 간의 문제.. 부부간의 문제는 당사자 외 아무도 알수 없는 일이니까.. 그리고 참.. 미장원 원장은 미용실을 그만두고 미국 하와이에서 메이크업샵을 운영하고 있다는 동생한테 가서 당분간 쉬면서 새로운 인생을 생각하겠노라고 했다 아무래도 그 남편 보석을 버린게 아닌지 모르겠다. 10,26 일 이면 어느새 결혼 25주년을 맞는 우리부부 ... 그동안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일 우리라고 없었으랴 .... 그래도 여지껏 가정에 충실하고 성실한 남편이었기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 부부란 ... 누구 하나가 넘어지면 같이 넘어지게 되는 ...... 2인 삼각경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2005.10.19 고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