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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일상

♣조용히 피어나는 나팔꽃 사랑

by 운솔 2004. 9. 6.
     
    

    지난번 주문도에 갔을때 그 곳에서 오랫만에 예전에 많이 보았던 보라색 진한 큰 나팔꽃을 보았습니다... 보라빛 나팔꽃 무리가 얼마나 이쁘던지 .. 아침이슬 머금고 담장옆에 조용히 피어나는 나팔꽃. 그 고운 향기가 그리움처럼 밀려옵니다. 쓸쓸한 가을 조용히 피어나는 나팔꽃 향기같은 사랑이 웬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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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을 좋아하고 .. 시를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 한 친구가 있습니다. 여의도 63 빌딩 공사중에 사고가 나서 하반신 마비의 척추 장애자로 18 년째 휠체어를 타고 지내는 . .. 그 친구 그때 결혼한지 일년도 안됐는데.. 아내는 임신 7개월쯤 되었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얼마나 기가 막히고 청천벽력 같은 사고였을까요. 남편 사고후 몇달 지난뒤 부인은 이쁜딸을 낳았고 그때부터 그의 아내는 그 친구의 곁에서 18년간이나 손발이 되어주고 힘이되어 주고 용기가 되어 주고 사랑이 되어 주었답니다. 그동안 그 친구도 부인도 얼마나 많은 고통과 좌절과 아픔이 있었을까요. 그러나 그 친구가 좌절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자신을 비관하며 술과 담배로 세월을 보냈다면 지금의 가정과 행복이 있었을까요. (술 담배를 안하는걸로 암) 육체적으로는 장애가 있다해도 건강한 정신으로 밝게 열심히 사는 친구가 참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매일 부인과 함께 운동도 하러 다녀서 전국 장애자 탁구대회 선수로 나가기도 한답니다. 올해는 아파트 베란다 화분에 단 호박을 심어놓고 부인과 내기를 했답니다. 호박이 열리면 열리는 수 대로 부인에게 돈 만원씩 주기로 .... 그 부인 열심히 물 주고 가꾸었더니 이쁜 호박이 한개 열렸더랍니다 . 친구는 부인에게 내기에 져서 돈 뺏겼다고 투덜대며 한개만 열리기 다행이라고 푸념을 했지만 속으론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푸념이었을까요 진실한 사랑.. 아름다운 사랑이 담긴 행복이란 결코 큰 것이 아닌 바로 이런 작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아닐까합니다. 서로의 성격을 탓하며 쉽게 만나고 쉽게 헤여지는 부부들이 많은 요즈음 좀더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 사랑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2004.9.사진 글 .고은솔-